성시경 Live Concert "푸른밤의 꿈"

성시경이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그를 정상급의 스타로 발돋움시켰던 소녀취향의 감상적인 발라드곡이 아니라, 1970∼80년대의 주옥같은 포크송을 다시 부르는 '리메이크 앨범'을 들고서. 그간 지난 십여년 간의 '히트곡'들을 모아 일명 '노래방형 리메이크 앨범'을 들고 나온 가수들은 종종 있었어도, 이처럼 확실하게 시대적/쟝르적 컨셉을 잡아 앨범 한 장을 발매한 경우는 처음이라 더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 지난 5월 28일부터 대학로 라이브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성시경의 콘서트는 바로 이 리메이크 앨범의 곡들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수퍼스타' 성시경이 소극장 공연을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미 '의외성'을 확보하고 있는 이번 공연은, 성시경만의 솔직담백한 자기고백과 아날로그적이고 어쿠스틱한 향취를 진하게 풍기는 무대연출, 추억의 명곡들이 차례로, 푸근하게 펼쳐지고 있어 '최고의 스타' 공연이라기보다 마치 '추억의 뮤지션'이 오랜만에 펼치는 공연을 보는 듯하다는 뒷이야기가 들리고 있어 색다른 관심을 불러 일으키며, 한없이 감상적인 듯 보이면서도 때때로 사색적이며 냉소적인 분위기까지 풍겨내는 성시경의 색채가 '신세대를 겨냥하고 씌여진' 신곡들에서보다 오히려 오래된 포크송에서 더 진하고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성시경은 물론, 이번 리메이크 앨범 이전에도 이후에도 '소녀들의 스타'이자 '신세대들의 우상'일 것이며, 이를 목표로 홍보와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성시경에게는 이런 '상품'의 면모를 넘어선 그 무엇인가가 있다. 이번 공연은, 이런 성시경의 '감춰진' 모습을 지켜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소: 대학로 라이브 극장, 일시: 2004.05.2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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